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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여행기

목표는 하나, 모뉴먼트 밸리

김노을 2018.08.31

일주일의 시간을 낸 것은 순전히 모뉴먼트 밸리를 보고 싶어서였다. 나바호 원주민들의 성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마지막 장면, 수많은 서부 영화와 SF 영화에도 등장했던 그곳. 그리고 어떤 예쁜 모바일 게임의 이름이기도 한 곳.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미국 여행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모뉴먼트 밸리를 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시간쯤은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 구매했고, 몇 가지 예약을 했으며, 동선을 정했다. 자동차를 빌려 떠나는 로드트립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 또한 로망이었으니까.




# 로스엔젤레스를 떠나며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했다. 예상 시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한국에서 렌터카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예약해 둔 터라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차를 일찍 내어주겠단다. 계약서를 쓰고 차량을 받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모뉴먼트 밸리를 향한 일주일의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셈이었다. 로스엔젤레스를 그냥 벗어나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저녁까지 로스엔젤레스의 주요 여행지만 둘러보고, 밤새 애리조나 페이지까지 달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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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와 함께 일주일을 내달린 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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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에서 찾은 배우 이병헌의 핸드, 풋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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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거리


첫 번째 포인트, 할리우드는 북적였다.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이름을 찾기 위해 바닥을 보고 다니는 모습이 퍽 흥미로웠다. 나도 그랬다. 한국인 배우가 있다는 이야기에 이병헌을 찾아내고는 혼자 기뻐했다. 도산 안창호의 셋째 아들이라는 필립 안(Philip Ahn)의 이름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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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센터에서 본 로스엔젤레스 풍경


전망이 좋다는 게티센터가 다음 행선지. 폴 게티(J. Paul Getty)가 전 세계에서 수집한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미술관이지만, 전망 좋은 공원으로 알려진 덕에 많은 여행자가 몰린다고도 한다. 뭐, 우리도 그랬다. 게티센터는 폴 게티가 수집한 작품,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미술품에 관심이 없어도 괜찮아 보였다. LA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정원 내 부스에서 판매하는 맥주 한 잔을 홀짝거려도 좋겠다 싶었다. 물론 난 운전자라서 그러지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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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모니카해변에서 본 노을


로스엔젤레스에서의 마지막 포인트는 산타모니카 해변이었다. 친구 녀석이 여길 꼭 가보고 싶다며 선택했다. 이곳에서 노을을 보기로 했다. 안개 탓인지, 미세먼지 탓인지 온종일 뿌옇기만 했던 하늘이 조금씩 파란빛을 되찾아갔다. 생각지도 않았던 노을도 서서히 기대되기 시작. 결국 해변 한쪽에 자리를 잡고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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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와 함께 여행하라"


LA를 떠나기 전에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인 애리조나 페이지까지는 약 900km. 중간에 라스베이거스를 경유하고, 고속도로 곳곳에 휴게소도 눈에 띄겠지만 그래도 저녁은 먹고 출발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였다. 미국 경험자인 친구의 추천으로 한 중국 식당에 들어섰다. 메뉴를 주문하니 포춘 쿠키를 하나 내줬다. 그리고 이 의미심장한 글귀. 내가 지금 그러고 있었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몇 번을 읊조렸다. “TAKE A TRIP WITH A FRIEND” 



# 애리조나 페이지까지 밤새 달리다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 비는 어느새 장대비가 되어 쏟아지고 있었다. 서쪽에서 유입된 비구름이 캘리포니아 전역에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낼 것이라는 예보를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애리조나 페이지까지 가기로 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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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 다음 우회전까지 449km 남았다고...?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한 휴게소를 찾아 잠시 휴전을 선언. 두어 시간 쯤 눈을 붙인 후, 다시 출발했다. 어두운 밤길을 내달렸다. 불빛이라고는 거대한 트레일러의 헤드라이트뿐. 캘리포니아를 가로지를 때만 해도 그렇게 쏟아지던 비는 어느새 그쳤다. 하늘은 반짝이는 별들로 꽉 들어찼다. 그렇게 하늘이 뒤집히는 걸 몇 번 더 경험하고서야 비로소 유타 주의 경계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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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 달렸던 피로를 한번에 씻어줬던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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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풍경들


길은 LA에서 시작된 15번 고속도로(베테랑스 메모리얼 하이웨이)에서 유타 59번 도로로 이어졌다. 이제 페이지까지는 대략 2시간 남짓. 페이지에 도착해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결정한 뒤로는 묵묵히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나갔다. 아니, 그래야 했는데 그러질 못 했다. 수시로 차량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으니, 풍경이었다. 그렇게 여행은 천천히, 예정보다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 페이지에서의 24시간

페이지에서 모뉴먼트 밸리까지는 꼬박 반나절이 더 걸리는 거리. 하루쯤 쉬어갈 필요성도 있었고, 페이지 주변의 풍경도 돌아보고 싶었다. 여행 전 미리 점찍어 둔 모텔에 짐을 풀었다. 페이지 바로 옆을 지나는 콜로라도 강을 따라 형성된 글렌 캐년과 거대한 댐 옆으로 펼쳐지는 파월 호의 장관을 즐기며 이리저리 차를 몰았다. 친구는 지치지도 않냐며 걱정했지만 이 풍경을 앞에 두고 어찌 그럴 수 있을까. 다음 날로 예정해 둔 이번 여행 첫 번째 하이라이트를 고대하며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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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여행자들의 희망과도 같은 곳, 모텔 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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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


그렇게 피곤했는데도 아침 일찍 눈이 뜨였다. 창문 틈새로 햇볕이 쏟아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나가고 싶어지는 날씨. 부지런하게 움직일 생각은 아니었지만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길을 나섰다. 호스슈벤드에 잠시 다녀오기로 했다. 페이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까. 그럼 얼추 아침 먹을 시간이 될 것 같았다.

호스슈벤드의 주차장이 있는 입구에서 포인트까지는 대략 걸어서 10여 분 정도. 아무래도 사막은 사막이기에 여러 주의사항이 입구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마치 거창한 트레일 코스라도 된다는 듯이. 몇 년 전에 이곳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하니 이들의 염려가 그저 호들갑으로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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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슈벤드로 가는 길


사막의 모래를 지르밟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산책으로 사막을, 캐년을 걷고 있는 거다. 묘한 흥분이 밀려왔다. 어제 다녀왔던 글렌캐년의 끝없이 이어지는 절벽이 이곳에서도 어렴풋이 보였다. 햇볕을 받기 시작한 절벽은 새하얗게, 다시 붉게 물들어갔다. 바람이 캐년 사이 협곡을 따라 유유히 흘렀고, 구름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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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라도 강의 회룡포(!), 호스슈벤드


호스슈벤드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섰다. 콜로라도 강과 호스슈벤드, 주변을 절묘하게 휘감아도는 절벽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왔다. 신이 혼신의 힘을 다해 콜로라도 강을 빙 둘러놓은 듯했고, 주변이 무너지지 않도록 잘 다져놓은 것만 같았다. 켜켜이 쌓인, 혹은 긁히고 잘리어 나간 그 모든 흔적이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인 듯했다. 사방이 그저 환상적이었다.

넋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친구가 다시 출발할 시각이 되었음을 일러 주었다. 앤텔로프캐년을 들러 모뉴먼트 밸리까지 이어지는 오늘의 일정 또한 예사의 것은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가 채비하고 길을 나섰다. 끝도 모르고 펼쳐진 대자연을 만나기 위해. 

페이지에서의 두 번째 목적지는 앤텔로프캐년이었다. 미국 여행 출발 전부터 앤텔로프캐년의 포토그래피 투어를 예매하려 했지만 실패. 현장에서 일반 투어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북과 온라인에 있는 부족한 정보를 찾아 헤매다 결국 직접 찾아가 보기로 결심하는 등 앤텔로프캐년 방문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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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텔로프캐년 투어를 위한 현장 접수를 받는 모습


앤텔로프캐년 투어는 나바호 원주민이 독점 운영하고 있었다. 원주민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준 것이라고. 팀마다 배정된 원주민들이 출석을 부른다. 인원이 맞으면 곧장 출발하는데 픽업트럭의 화물칸에 타고 앤텔로프캐년 입구까지 이동한단다. 접수처에서 입구까지는 대략 15분 정도 걸린다는 이야기와 손잡이를 꽉 잡으라는 외침이 끝나자마자 거친 엔진 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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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로드를 내달리는 투어 차량


입구까지 빠르게 내지르는 오프로드 드라이브는 앤텔로프캐년 투어의 또 다른 묘미. 넓은 오프로드 길이 이어졌다. 가이드는 어느 쪽으로 가야 덜 덜컹거리는지를 잘 아는 듯했다. 딱 한 번, 차량이 크게 요동쳤던 그 순간, 운전 중이던 가이드가 창문을 내리고 손을 들더니 외쳤다.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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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퍼 앤텔로프캐년 입구


만화에서나 보던 동굴 입구가 가까워졌다. 아니, 협곡이란다. 머나먼 옛날 이곳에 균열이 생겨 그 사이로 물이 흘렀던 것이 오늘날 앤텔로프캐년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물줄기가 거대한 사암을 깎아가며 만든 독특한 무늬와 협곡의 형태, 그리고 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그야말로 신의 강림 그 자체였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유려하게 곡선과 모서리를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이 협곡을 따라 길게, 그리고 높게 펼쳐졌다. 노란 빛이 협곡 깊숙이 들어오며 붉게, 푸르게, 그리고 보랏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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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텔로프캐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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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텔로프캐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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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뉴먼트 밸리를 닮았다고 하기도.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방향,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눈의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한 색깔로 보이다가도 여러 색깔로 나뉘어 보였다. 어둠 속에 눈이 적응한 탓인지 빛은 더욱 눈부셨고, 협곡의 무늬는 더욱 생생해져만 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캐년의 모양새도 유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신이 빚어낸 작품을 전시해 둔 미술관. 그래, 신의 미술관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빛과 그림자, 바위의 색깔과 질감. 그 무엇 하나도 어색함이 없이 영롱한 자태를 뽐냈다.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한 폭의 명작이 협곡에 가득했다. 고개를 돌려 새로운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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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를 마치고 나가는 길


한 시간의 투어와 왕복 30여 분의 이동. 미국 로드트립 일정 중 가장 임팩트 있던 순간이었다. 입구와 출구에서 본 유난히도 파랬던 하늘은 앤텔로프캐년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층 더 극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로어를 가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 하나, 포토투어를 신청하지 못한 아쉬움 하나를 남겨둔 채 다시 차에 올랐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 모뉴먼트 밸리까지는 앞으로 200여 킬로미터. 가다가 만나게 될 풍경이 아름다울 것을 알고 있으니 그 길이 그리 멀어 보이지만은 않았다.

* 여행 전 온라인으로 투어를 신청할 예정이라면 여러 업체가 있으니 잘 비교 후 결정하도록 하자. 요금은 비슷하지만 출발 장소, 투어 시간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고자 하는 곳이 어퍼(upper)인지, 로어(lower)인지도 확실히 알아두자. 투어 시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제외한 그 어느 것도 지닐 수 없다. 통로가 좁은 탓이다. 반면에 더 비싼 요금을 냄과 동시에 인원이 적은 포토 투어는 삼각대를 사용할 수 있다(일반 투어는 삼각대 사용 금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투어 시간이나 촬영 팁 등 약간의 편의도 더해진다. 



# 드디어 하이라이트, 모뉴먼트 밸리

다시 달렸다. 새하얀 구름과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하늘만으로도 운전할 맛이 나는 구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꽤 오랫동안 구글 스트리트 뷰를 보며 상상했던 그 길 위를 달린다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짜릿했다. 붉은 바위,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솟아오른 산 몇 개를 더 지났다. 모뉴먼트 밸리가 이정표에 등장할 때 즈음, 결국 차를 멈춰 세웠다. 이 풍경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카메라를 들고 내려서 계속 셔터를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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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뉴먼트 밸리로 향하는 길, 이 지역은 나바호 족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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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워지고 있는 모뉴먼트 밸리


이 대지에 솟아오른 수많은 뷰트의 생김새가 마치 여러 개의 기념물을 설치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모뉴먼트 밸리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각각 다른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그 높이는 분명 주변 풍경과 그리 조화로운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바호 원주민에게는 더 신비로웠을 거고, 신성하게 여겨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을 터. 그렇게 서서히, 조금씩 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모뉴먼트 밸리 입장료

모뉴먼트 밸리로 들어서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1~4인까지는 20달러. 5인부터는 1인이 더해질 때마다 6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단, 대부분 차량으로 모뉴먼트 밸리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때는 아래의 그룹 요금이 적용된다. 

- 그룹 요금: 1~6인 35달러 / 7~15인 100달러 / 16~25인 125달러 / 26인 이상 300달러

티켓을 갖고 있으면 그날 하루는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 매표소 안쪽으로는 마트가 없으니 미리 먹을거리를 사들고 들어오는 편이 낫다. 매표소의 운영 시간이 지난 후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도 있으나, 확실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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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뷰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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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뷰호텔의 카페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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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뷰호텔, 객실


모뉴먼트밸리 나바호 부족 공원(the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 구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이 이곳에서 묵어갈 숙소, ‘더뷰호텔(The View Hotel)’이다. 모뉴먼트 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이야기에 혹해 여행 직전 예약한 호텔이었다. 호텔 내 어디에서건 로비나 외부 테라스에서도 모뉴먼트 밸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더뷰호텔로 숙소를 결정했던 것에는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모뉴먼트밸리의 전망이 한몫했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보았던 바로 그 모뉴먼트 밸리의 모습이 발코니에서 그대로 펼쳐지는 셈이었으니까. 깨끗하게 열린 하늘과 사방으로 펼쳐지는 비현실적 풍경. 이 하나만으로도 더뷰호텔에 묵는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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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뷰호텔 객실에서 본 풍경


체크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저물었다. 사막답게 밤공기는 빠르게 식어갔고, 투숙객과 방문객으로 북적이던 로비 테라스는 고요해졌다. 발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별을 보고 싶었다. 낮에 구름이 많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하늘을 빼곡하게 수놓은 별이 말 그대로 쏟아지고 있었다. 추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한참을 쳐다봤다. 하늘을 흐르는 은하수와 그 사이를 가르는 별똥별도, 그 사이를 날아가는 비행기의 존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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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밤을 지새웠다. 그 좋은 침대에서 쪽잠을 자고, 깨면 나가서 별을 보는 걸 반복하면서. 제대로 잔 건 세 시간이 채 되지 않았건만 아쉬움은 없었다. 어느덧 모뉴먼트 밸리 저 너머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지에 은은하게 깔린 안개가 오묘함을 더했다. 발코니에 서서 광활한 대지와 여기저기 솟은 뷰트를 바라보며 저 아래에는 어떤 풍경이 가득할까 상상했다. 어둠의 극한 속에서도 어렴풋이 보이는 모뉴먼트밸리의 윤곽선과 하늘의 가득했던 별들은 유난히 끈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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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뉴먼트 밸리 내부로 들어가는 길, 수많은 투어 차량이 오고 간다.


해가 뜨자마자 채비를 했다. 본격적으로 모뉴먼트 밸리를 둘러보러 가는 거다. 많은 여행자가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듯했으나, 그러지 않기로 했다. 원하는 장소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둘러보고 싶기도 했고, 틀에 박힌 투어보다는 조용하고 고요하게 대자연의 감수성을 오롯이 느끼기 위함이기도 했다. 밸리 드라이브로 들어서자 차가 요동쳤다. 평탄한 도로만 수백 킬로미터 달려왔기에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의 로드트립을 함께 한 중형 세단에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포장도로가 힘겨운 일이었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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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썸(the Thumb)과 낙타 뷰트(Camel Butte)


모뉴먼트 밸리 내에는 몇몇 전망 지점이 있다. 모뉴먼트 밸리의 풍경을 잘 관찰할 수 있음은 물론, 주변에 자리한 뷰트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만날 수 있는 지점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나바호 족이 운영하는 별도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그들의 자치구역이니만큼, 이들이 곧 법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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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포드 포인트(John Ford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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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포드 포인트(John Ford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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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자매 (Three Sisters)


‘존 포드 포인트’에 도착했다. 유명한 서부 영화감독 '존 포드(John Ford)'가 황야의 결투, 역마차, 수색자 등의 영화를 이곳 모뉴먼트밸리를 배경으로 제작했단다. 이 장소에 붙은 '존 포드 포인트'라는 명칭은 모뉴먼트밸리를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린 그의 이름을 딴 것이고. 존 포드 포인트는 짧게, 강렬하게 모뉴먼트밸리를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지점이었다. 주변으로 '엄지(the Thumb)' 바위와 낙타 뷰트(Camel Butte)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반대쪽으로는 세 자매 바위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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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 지어 선 투어 차량들


붉은 땅이 아침부터 한껏 머금은 열기를 쉴 새 없이 내뱉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따가운 햇볕은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정신없던 찰나 한 무리의 투어 차량이 공터에 집결하더니, 사람들이 내렸다. "이곳이 존 포드 포인트예요. 서부영화에 많이 나왔던 곳입니다."라는 가이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들 카메라를 들고 이 풍경을 담아내려 애썼다. 나는 눈을 감고, 고요해지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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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다람쥐


붉고 말라 부서지는 흙에서 한줄기 새싹이 자라고 있었다. 작은 다람쥐가 아무것도 없을 듯한 땅바닥을 한참이나 파더니 결국 무언가를 먹는 데 성공했다. 척박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도 이들은 생명의 한줄기를 여지없이 잡아내고는 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어젯밤 무서워했던 바로 그 야생동물이 이 녀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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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각도에서 보는 모뉴먼트 밸리의 뷰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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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기와 나바호 족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합쳐져 있는 모습


한 쪽으로 솟아오른 각양각색의 뷰트를 하나씩 천천히 음미했다. 눈으로 시선을 옮기며 차근차근, 꼭꼭 씹어 먹듯이. 존 포드 포인트 위에서 말을 타고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한 소년의 강압적인 태도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여행자 가족이 못내 안쓰러웠다. 녀석의 패기 어린 모습 뒤에는 그리 녹록치 않은 삶이 숨어 있을 것만 같아 그저 웃어넘기고야 말았다. 다시 바람이 불었다.



정보제공Get About 트래블웹진
김노을

21세기형 한량 DNA 보유자. 여행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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