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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처럼 뒷골목에서 놀기

오픈에디터 더트래블러님이 제공하신 여행정보입니다.

로마인처럼 뒷골목에서 놀기

로마의 광장은 유구한 고대 건축물과 아름다운 분수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그 인파를 비집고 비좁은 골목길을 지나 광장의 뒤편으로 갔다.
거기에서 21세기를 사는 로마인들의 일상을 만났다.

지금 로마에서 가장 물 좋은 바,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 나보나 광장 뒤편의 바 델 피코.

“파체 거리 일대는 로마 사람들의 밤이 펼쳐지는 동네다. 골목 안쪽으로 파고드니 여행자의 행색을 한 이들이 조금씩 시야에서 사라진다. 인파는 여전했지만 분위기는 한결 차분하다.”


로마를 걷다 보면 오렌지, 레몬, 올리브 나무가 사이좋게 서 있는 언덕길을 종종 만난다. 팔라티노 언덕의 도보여행자들.

“오렌지색 햇빛이 진회색 돌바닥에 부서질 때면 쓰레기가 나뒹굴던 바닥은 계곡의 검은 돌처럼 매끈하게 빛난다. 그 빛은 또 부서진 건물, 매연과 먼지가 더께처럼 얹힌 낡은 벽, 녹슨 청동 문마저도 아름답게 감싼다.”


스페인 계단에서 햇빛 샤워 중인 여행자들.


무너져도 아름다운 고대 로마 도시, 포로 로마노.


지도를 보다가 길이 헷갈릴 때, 걷다가 길을 잃었을 때마다 콜로세움의 위치를 확인했다. 명실상부한 로마의 랜드마크.

“로마의 무수한 유적을 섭렵하는 것 보다는 빈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관광지에서 살짝 비켜난, 조금 다른 길을 찾았다.”



“오늘은 얼마나 걸었어요?”
매일 아침 일행과 서로의 걸음량을 체크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만보기 애플리케이션이 친절히 알려준 첫날 걸음량은 약 1만 8000보였다. 둘째 날엔 2만 4000보. 다이어트 클럽의 대화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로마를 여행하고 있다.

로마에서 이 수치는 딱히 회자될 만한 화제는 아니다. 로마 여행자 대부분이 저 정도는 걷는다. 만약 당신이 이 도시에서 차를 빌려 운전한다면 많은 경험자들이 ‘미친 짓’이라고 충고할 확률이 매우 높다. 길은 비좁고 운전자들은 난폭하거나 산만하며 시내 곳곳의 체증은 서울이나 방콕 못지않게 심각하다. 게다가 초보자가 주차할 곳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이 로마 거리의 주차 상태를 보고 “방금 장님들이 주차 경연대회라도 열었던 듯이 보인다”거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염산이라도 무릎에 쏟은 것처럼 주차한다”고 표현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도시 자체가 작아서 도보로 여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도 하다. 주요 볼거리는 로마 중심부인 구시가Centro Storico에 대부분 몰려 있다. 콜로세움Colosseum에서 스페인 광장 Piazza Spagna까지 거리는 고작 2.5킬로미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쪽의 포폴로 광장 Piazza Popolo에서 남쪽의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지구, 서쪽의 시스토 다리Ponte Sisto부터 동쪽의 콜로세움까지 경계를 친 후 동선을 짠다. 경계 안에는 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강력한 제국, 기독교 역사의 중심지였던 로마로 몰려든 당대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의 필생의 역작이 있다. 걷는 것은 그렇게 탄생한 궁전과 성당, 기념비와 분수, 조각과 회화들을 꼼꼼히 살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여행 중에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허겁지겁 얻으려 한다. 매일 무언가 새로운 것이 주어지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기에 바쁘다. 여기에 와보니 마치 커다란 학교에 들어온 것처럼 하루 수업이 너무나도 많다.”-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중

괴테는 로마 여행을 소화하기 위해 침묵했지만 내겐 그럴 만한 학식도, 인내심도 없었다. 나는 인류가 이룩한 것을 지나치게 많이 가진 이 도시가 부담스러웠다. 로마의 무수한 유적과 건축물, 예술 작품 같은 것을 모조리 섭렵하는 대신 빈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관광지에서 살짝 비켜난, 조금 다른 길을 찾았다.

로마의 서쪽, 테베레 강Fiume Tevere을 가로지르는 시스토 다리를 건너면 트라스테베레 지구가 나온다. 로마의 일상이 펼쳐지는 주택가다. 그 동네를 걷다가 로마 사람들이 먹는 파
스타, 젤라토, 초콜릿 집 같은 곳을 만났다. 이탈리아에 왔으므로 쇼핑도 빼놓을 수 없는 유희다. 양말 하나도 예사로 신지 않는 이 감각적인 민족은 어디에서 뭘 사는 걸까? 뉴욕의 브루클린, 런던의 돌스톤, 서울의 서촌처럼 로마에도 그런 동네가 있다. 자본주의 논리, 대기업의 생산물에 점령당한 취향에 반기를 든 이들이 몰린 거리, 보스케토Via del Boschetto에서 나는 카드 한도액을 줄이고 출국한 걸 후회했다. 로마는 오후 5시가 넘어가면 썰렁해져버리는 유럽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밤이 존재하는 도시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저녁 식사가 오후 8시 무렵에 이루어진다. 매일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로마에서 밤이 가장 뜨거운 동네,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의 뒤편에서 낭만에 취한 밤을 보냈다.

로마의 뒷골목과 샛길을 걷는 시간은 참 좋았다. 그래서 걷고 또 걸었다. 다리가 아플 때, 카페인이 필요할 때, 단 게 당길 때마다 모퉁이에선 아름다운 카페가 튀어나왔다. 가격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이 맛있는 에스프레소 1잔이 고작 1유로라니.

제일 좋았던 건 빛이다. 오렌지색 햇빛. 직광이 눈동자를 태워버릴 기세로 내리쬐었지만 그 따뜻한 색에 흠뻑 젖고 싶어 선글라스를 가방에 넣었다. 아스라한 빛이 진회색 돌바닥에 부서질 때면 쓰레기가 나뒹굴던 바닥은 계곡의 검은 돌처럼 매끈하게 빛난다. 그 빛은 또 부서진 건물, 매연과 먼지가 더께처럼 얹힌 낡은 벽, 녹슨 청동 문도 아름답게 감싼다. 빛을 쫓아 걷다가 이따금 고개를 들면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석조 창틀, 처마, 옥상의 테라스를 장식하는 저마다의 화분들, 아름다운 문양을 두른 파사드, 둥글거나 날카로운 지붕이 조각한 하늘도 시야에 든다. 그 정취에 취해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로마 곳곳을 걸었다. 뒷짐 지고 설렁설렁 둘러본 그 동네, 그 광장, 그 길엔 21세기를 사는 로마인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자니콜로 언덕. 로마 시내를 전망하는 여행자들보다 ‘깊은’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더 많다.


배로마의 젊은이들은 할아버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클래식 카를 보물처럼 여긴다.


트라스테베레의 어느 골목. 낡고 때가 타도 운치를 잃지 않는 오래된 건물들.


로마에서 매일 먹어야 할 것이 있다. 젤라토 1그릇, 에스프레소 1잔. 맛있는 데가 너무 많다.


이탈리아엔 유독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이들이 많다. 페라리가 연상되는 매끈한 몸체의 이탈로를 타고 로마에 입성했다.



<2013년 12월호>
에디터 류진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ENIT이탈리아정부관광청 www.italiantourism.com 핀에어 www.finair.com/kr 하나투어 www.hana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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