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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여행기

잊을 수 없는 저녁 식사, 파리 11구 피에르 상 셰프 레스토랑

엘레이나 2018.11.19


잊을 수 없는 저녁 식사,

파리 11구 피에르 상 셰프 레스토랑 Pierre Sang in Oberkampf




이번 여행에서 꼭 남편과 함께 가거나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11구에 있는 피에르 상 셰프의 레스토랑을 찾는 것. 나는 한국 예능은 자주 보지 않지만, 요리에 관련된 거라면 가끔 찾아보는데 그중 가장 재밌게 본 요리 프로그램은 바로 '쿡가대표' 라는 요리쇼였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우리나라 셰프들이 세계 미슐랭 셰프들과 대결을 펼치고 한국에서 마지막 토너먼트 요리 대결을 펼쳤던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에서 처음 본 프랑스 셰프 피에르 상. 7살에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인 셰프이다. 요즘 파리에서 힙한 맛집이 많은 곳으로 유명해진 11구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은 예약이 없으면 가기 힘들 정도. 파리 여행을 계획하며 숙소 예약 이후 그의 레스토랑은 첫 번째로 예약을 마쳤다. 우리의 마지막 파리 만찬.
 

레스토랑 예약 시간보다 30분 정도 미리 11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거리가 음침하고 조용해 레스토랑 근처를 걷다가 이내 포기하고 무리에 섞여 안내를 기다리기로 했다. 젊은 프랑스 사람들로 가득한 레스토랑. 9:30 예약 시간에 맞춰 테이블이 빠지고 새로운 손님들이 이내 매장을 가득 채운다.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다가 미소도 예쁜 호스트의 안내로 1층 키친 옆에 자리를 잡은 우리. '우리 식당에 와본 적 있니?'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간단한 레스토랑과 메뉴 안내를 들었다.
 

메뉴는 6가지 코스 메뉴 단 하나. 단품 주문이 불가하고 모든 손님은 한 종류의 코스 메뉴만 주문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메뉴는 블라인드 테스트. 재료를 맞추는 건 손님의 몫. 늘 예민한 미각을 자랑하는 미식가 남편과 나름 세심한 입맛을 자부하는 나의 재료 맞추기 게임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피에르 상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재미난 콘셉트 때문. 남편이 생선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니 생선 코스는 새우로 변경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만찬이니 와인 페어링도 곁들여 식사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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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0인데도 북적북적한 레스토랑. 역시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프랑스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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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바 테이블에 앉은 우리 부부. 쫄깃한 식전 빵과 버터도 딱 내 스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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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 과정이 모두 보이는 오픈 키친. 저 멀리 한국인 셰프님이 보인다 >>


요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셰프 복장을 한 키 큰 한 남성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온다. 바로 피에르상 셰프님! 남편도 요리쇼를 함께 보아서인지 그를 보자마자 반갑게 웃으며 인사한다! 테이블에 아시아인이라곤 우리 커플뿐이어서 그런지 셰프님 영어 대신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해주신다. - 한국인 이에요? 하고 물으시길래 저는 한국인이지만 남편은 아니니 영어가 편합니다 하고 말하자 능숙한 영어로 남편과 인사를 나누신다. 그리고는 첫 번째 메뉴 서빙. 한 골목에 세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계신 바쁜 셰프님이시지만, 이렇게 매 코스가 시작할 때 레스토랑에 들러 손님을 맞이해 주시는 열정을 보이신다.
 

첫 번째 요리 식사가 끝나자 힐끔 우리 테이블을 보시던 셰프님께서 요리를 하고 계시던 한국인 셰프님 '준' 의 이름을 부르시더니 우리에게 재료 설명을 해주라고 하신다. 원래 식사가 끝나면 호스트가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설명을 해주는데,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인 셰프님까지 불러 주시는 고마운 셰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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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코스 요리 - 가벼운 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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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코스 요리 - 생선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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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 알레르기가 있는 남편은 새우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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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코스 요리 - 부드러운 수란이 곁들여진 요리. 함께 페어링한 와인도 10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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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코스 요리 - 돼지고기 요리. 소스의 정체에 다시한번 깜짝 놀란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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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번째 코스 요리 - 치즈. 달달한 잼과 조화를 이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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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디저트로 식사 마무리! >>


총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디쉬 하나하나 독특한 맛을 가졌는데, 특히 동서양 식자재의 조화가 참 인상 깊었다. 물론 한국 식자재도 디쉬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외국에서도 그의 뿌리를 잊지 않고 접시에 담아낸 쉐프의 애정이 느껴지는 요리들. 남편도 메뉴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좋아한다. - 술 마셔서 그런 거 아니고? 했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그것도 있고! 한다.
 

우리의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놀랍게도 남편과 내가 거의 비슷하게 재료 맛을 찾아냈고 호스트가 새로운 디쉬를 가져올 때마다 - 우리가 맞춰볼게! 하고 나열한 재료들은 요리에 90%를 차지하는 식감과 맛이었다. 호스트는 놀라며 -혹시 누가 너희한테 힌트 줬니? 하고 눈을 흘기며 물어볼 정도. 우리는 뿌듯함을 가득 담은 미소를 띠며 - 그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답했다. ( 그래놓고 둘이 하이파이브하며 신나 한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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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만점. 예약은 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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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공간, 그래서 더 아늑하고 좋았던 분위기 >>



식사 중간에 우리를 찾아 - 맛있어요? 하고 물어봐 주시는 피에르 상 셰프님. 그리고 친절한 웨이터들과 셰프님들 모두 흥겹고 따뜻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이하고 대접하는 이곳. 남편은 모든 경험을 통틀어, 파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식사라고 말했을 정도다. 게다가 가격은 엄청 저렴한 38유로. (와인 페어링 40유로) 가까이에 있었다면 시즌별로 메뉴가 바뀔 때마다 이곳을 찾고 싶은 곳.
 

식사를 하는 동안 뒤늦게 일본 여성과 남성이 우리 옆자리에 앉았다. 한참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던 둘이, 기다리던 백인 남성이 도착하자 능숙한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참 식사를 하며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우리를 힐끔 보던 여성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 너희 혹시 여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대화.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 너희 어디에서 왔니? 나는 뉴욕에서 왔는데. 와인잔을 기울이다가 눈을 동그랗게 뜬 우리 부부가 우리도 뉴욕에서 왔어!  하고 답하니 그녀가 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신이 난다. 이렇게 액티브한 일본인은 또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환하게 웃으며 동네 사람을 만나니 신이 난다며 건배를 청했고 서로 와인잔을 기울이며 신나는 대화를 나누었다. 음식에 대해, 뉴욕에 대해, 그리고 뉴욕의 음식에 대해.


- 그럼 우리는 나중에 뉴욕에서 만나! 여행 마무리 잘하고!


식사를 다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오는 길 그녀가 건넨 말. 물론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고, 그 큰 맨해튼 땅에서 그녀를 다시 마주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녀의 따뜻한 농담에 우리도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만나자고 답한다. - 이러다 진짜 다시 마주치면 웃길 거야 그치? 하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내가 남편에게 한마디 한다. 그러자 남편이 내 손을 조물조물하며 -그러게. 서로 와인 마시느라 얼굴은 기억도 못 하겠지만. 하고 피식 웃는다.


나도 이제 뉴욕이 더 home 같은 느낌이 드나 보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한국인보다 뉴욕에서 온 누군가에 더 반가워지는 걸 보면...
아무튼 우리의 마지막 파리 만찬은 Tres bien!


정보제공Get About 트래블웹진
엘레이나

Born in Korea , New York Lover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뉴욕과 20대 중반에 만나 사랑에 빠졌다. 이젠 삶으로 뉴욕을 만나는 태생이 몽상가인 욕심 많은 블로거,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터, 그리고 어퍼이스트 새댁인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아내. Blog : alaina_ny.blog.me Naver post : post.naver.com/my.nhn?isHom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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